2024년 7월 월간 空間
소리를 통해 상상력을 자극하였던,
reSOUND: 울림, 그 너머 전시회를 다녀왔습니다.
매해 거처 가는 장마 기간이지만, 유독 올해는 길게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이쯤 되면 그치겠지.. 이 정도 내렸으면 그만 올법한데.."라는
생각이 요즘 가장 느끼고 있는 본능적인 생각인 것 같습니다. 질릴 대로 질려버린 장마 기간에 저희는 서울역으로 향하였습니다.
이번에 소개해 드릴 공간은 서울역에 위치한 문화역서울284입니다.
이곳은 한극 근현대사의 주요 무대이자 교통과 교류의 관문이었던 구 서울역사의 원형을 복원하여 2011년 복합문화공간으로 개관하였습니다.
문화, 예술의 창작과 교류가 이루어지는 플랫폼으로서 전시 및 공연, 워크숍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구 서울역사의 모습을 함께 볼 수 있으며, 매번 새롭게 진행하는 컨텐츠들을 직접 느껴볼 수 있는 공간입니다.
이번 전시는 dstrict (디스트릭트)에서 진행하는 창립 20주년을 기념하여, 많은 대중들과 교감하고자 하는 협업 프로젝트인 < reSOUND : 울림, 그 너머 >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디스트릭트는 글로벌 디지털 디자인 & 아트 컴퍼니이며, 우리에게 잘 알려진 작품으로는 강남 코엑스의 대형 전광판에 3D 영상으로 펼쳐진 파도인 ' WAVE'가 있습니다.
그들이 잘하는 실제보다 더 실제에 가까운 그래픽 영상과 사운드가 결합된 이색적인 전시라 기대감을 가지고 관람을 하였습니다.
첫 입장부터 압도되는 분위기의 파도가 휘몰아칩니다.
첫 번째 전시의 시작인 은 광활한 바다 한가운데에 모든 것을 집어삼킬듯한 검은 파도가 무섭게 다가오고 있는 현장감을 줍니다.
또한 영상과 함께 사운드는, 고요함 속에서 파도들 간에 충돌과 부서짐만이 느껴지는 소리로 긴장을 할 수밖에 만들어줍니다.
두 번째 전시는 MONOM (모놈)의 < Imagined Worlds>로 독립된 큰 공간에 커다란 전신 거울 하나와, 다각도에서 있는 스피커에서 나오는 사운드로 공간감을 채워주었습니다.
인간이 존재하지 않은 미지의 세계를 시각적인 요소를 제거한 360도 전 방향 사운드 공간으로 구현하여, 관람자들이 자유롭게 상상할 수 있는 작품을 선보였습니다.
세 번째 작품은 Jackob Kudsk Steeensen의 로 특이한 점은 곤충의 시점으로 영상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가장 낮은 곳에서 높은 곳까지 이르게 되는 영상 속 시점은 자연의 경이를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하였습니다.
또한 독특한 점은 단순히 상상 속으로 구현한 그래픽 영상이 아니라 실제로 북미에 있는 오랜 된 숲을 조사하여 그래픽 영상을 만들었다는 점입니다.
실체를 영상으로 기록한 것이 아닌, 실체를 보고 그것을 영상 그래픽으로 구현했다는 것이 작품으로 예술적 가치가 있다는 것인데,
이런 부분이 예술의 가지고 있는 모호하면서도 독특한 부분을 시사하고 있지 않을까 합니다. 이러한 모호한 경계에 있는 예술이 어려우면서도 재미있는 부분인 것 같습니다.
아직은 필자에게`는 어려운 부분이 더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
다음은 디스트릭트의 < ECHO>라는 작품입니다. 빛과 어둠이 주는 강렬함은 약간의 공포심마저 들게 만들었던 작품이었습니다.
미지의 세계인 블랙홀 관측 데이터를 활용하여, 사운드로 전환하여 형용할 수 없는 소리로 관람자에게 불편하면서도 끌림을 주었던 것 같습니다.
인상 깊었던 점은 관람하는 모든 사람들이 멍하니 서서 사운드에 따라 변화하고 있는 빛줄기를 한참 동안 쳐다만 보고 있었습니다. 무언가에 홀린 듯하게..
이번 전시회에 최형길 매니저가 입고 간 착장은 빈티지 원단인 평직 짜임의 네이비 코튼 수트이며, 이너로는 화이트 니트 칼라티셔츠로 캐주얼한 착장으로 스타일링하였습니다.
지금 같이 비가 많이 내리고 습한 날씨에는 울 수트 같은 경우는 습기를 먹어 살아나는 현상들이 있습니다.
(우리의 머리카락을 대입하여 보면 쉽게 이해가 될 것입니다. 습한 날에 더욱 엉키는 머리카락처럼 울 또한 양의 채 모이기에 동일한 현상이 발생합니다. )
이에 대비하여 코튼(면) 같은 경우는 습도로 인해 원사가 살아는 현상은 덜 합니다. 그렇기 보다 쾌적하게 수트를 입을 수 있습니다.
수트를 입는 것이 지겨운 일이 아닌,
수트를 입는 것이 얼마나 멋진 일인지에 대하여,
공간과 함께 소개합니다.
by eg0n